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전세계적으로 확산 중입니다.
국내외에선 이 변이의 출발점을 후천성 면역 결핍증, 즉 에이즈 환자로 지목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근거가 있는지 따져봅니다.
오미크론 변이의 에이즈 환자 기원설은 지난달 영국의 한 과학저널에 실린 글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 유전학 연구소 소장이 "치료를 안 받은 에이즈 환자 몸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겁니다.
이틀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염병 대응센터 소장을 포함해서 5명의 과학자도 "면역체계가 심하게 손상된 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변이 바이러스 생성 조건이 만들어진다"면서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죠.
남아공은 15세 이상 49세 미만 인구의 19% 정도가 에이즈 환자로 추정되다 보니 남아공 오미크론 변이 기원설이 확산된 건데요.
하지만 남아공이 아니라 유럽에서 먼저 발견됐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샹탈 루스켄/네덜란드 바이러스 학자]
"(오미크론 확진자 중) 한 명은 (해외) 여행 이력이 없습니다. 네덜란드 내 감염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남아공에서 세계보건기구, WHO에 오미크론 감염 사례를 보고 한 건 지난달 24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먼저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등에서 확진 사례가 나왔다는 주장인데요.
이런 나라의 오미크론 확진자 가운데 에이즈 환자가 있다는 보고는 현재까진 없습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 몸에서 변종 바이러스 생성 가능성이 높지만 에이즈 같은 특정 질병을 원인으로 볼 근거는
충분치 않다고 하는데요.
면역체계에 관련한 일반론에 남아공의 높은 에이즈 감염률이 더해져서 오미크론 변이의 에이즈 환자 기원설이 퍼진 걸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팩트맨이었습니다.
취재 : 권솔 기자
연출·편집 : 황진선 PD
구성 : 박지연 작가
그래픽 : 성정우 김재하 디자이너